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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Yeah-Panda 2015. 4. 27. 14:59



(책 이미지는 예스24에서 발췌했습니다. http://www.yes24.com/24/goods/8157957?scode=032&OzSrank=1 )


만족도 : ★★★★★ ( 5 / 5 )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그냥 다수의 추리소설만이 떠올랐습니다

다작 작가네라는 생각과 추리소설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추리소설은 음침하고, 무겁고, 머리 써야하고, 그리고 책 전체 내용이 하나의 결론만을 가지고 달려가기 때문에

다시 읽어보기 힘들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사기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추리소설과의 거리를 가지게 했습니다.


셜록홈즈같은 추리 소설은 여전히 흥미가 없지만, 일본 추리소설은 최근들어 자주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정서와 조금 잘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추리소설이지만 무겁지 않습니다.

일본 추리소설은 일본 특유의 가벼움과 유머, 그리고 흔히 추리소설은 뭔가 커다란 사건이나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어야만 할것같은 내 편견을 가볍게 깨뜨려 주었습니다.

흔한 일상 , 동네에서 가볍에 일어날 것같은 일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없어진다던가 하는 그런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심각히 고민하고 추리해가는 내용의 소설들이었습니다.


물론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같은 부류의

으시시하거나  마이너 적인 분위기를 가진 추리소설, 미스테리 소설도 있었습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읽은지 세달이 지났건만 내용을 떠올리면 아직도 찜찜함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하지만 읽는 중에는 술술 읽히고 빠져들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장르보다는 단순히 일본 소설과 코드가 잘 맞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모님이 새책같은 중고라고 집어 오신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입니다.

일본 소설 검색할때 몇번 봤던 이름이고 막연히 재미있다는 평을 봤던 기억이 있어 주저없이 구입했습니다.

추리소설은 모두 사건 사고를 풀어 나가는 것이다라는 나의 편견을 역시나 잘 깨어주네요.

추리긴 한데, 드라마 같습니다.

복지원 출신의 세 친구가 어느 빈 집에 들어가 좀 도둑질을 하다 갑작스런 집주인의 방문으로 집주인을 집에 묶어둔채 도망쳐 나옵니다.

이후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찾아 들어간 낡은 '나미야 잡화점' 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은 과거, 편지 형식으로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나름의 답장을 가게 뒤편 우유상자에 건네 주는 고민상담소를 운영했었습니다.

동네 어린이들과의 장난으로 시작된 이 고민 들어주기는 이후 유명해져서 모 신문에도 실릴 정도가 되었죠.


세 도둑이 들어간 시점의 나미야 잡화점은 잡화점의 원래 주인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 아들도 세상이 떠난 이후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잡화점의 주인은 세상을 떠나기전 자신의 아들에게 미래 특정 날짜에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해결소가 하루동안 부활한다고 신문 등의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달라는 이상한 유언으로 남겼고, 

아들의 갑작스런 병으로 인해 그 유언을 자신의 아들, 즉 잡화점 주인의 손자가 인터넷을 통해 나미야 잡화점의 하루 동안의 '부활' 을 공고하게 됩니다.


그 부활의 날이 세 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간 날입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부활하는 나미야 잡화점은 과거와 연결되는 창구로 변신하고, 잡화점 내부에 있는 동안 외부의 시간은 정지합니다.

과거의 시점은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이 병으로 잡화점을 떠나 입원했을 때부터입니다.

그때 잡화점으로 우체통으로 들어오는 고민들은 현재 잡화점에 들어와있는 세도둑이 받아보게 됩니다.


처음에 반신반의 하던 이 세 도둑은 어느 순간부터 점차 사람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게 되고, 과거의 사연 하나하나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처음엔 단편집인가 하고 약간 실망을 했었다가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모두 연결되는 것에 소름이 돋았네요.

잡화점의 모든 것은 이 세 도둑이 자랐던 복지원과 연결이 되며 그들이 들어준 고민들이 자신들의 현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세 도둑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에 더욱 열중하게 됩니다.

심지어 좀도둑으로 들어갔던 집의 주인은 그들이 잡화점안에서 과거 그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그 조언으로 자신이 성공 후, 복지원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었다는걸 알게 되지요.,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세 도둑은 자수를 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추리소설이지만 전혀 내가 생각하던 추리소설 같지않은, 정말 찐한 감정이 생기는 소설이었네요.

나름 두꺼운 책이지만 계속해서 읽다보니 주말동안 다 읽어버리고 그 짠함에 서재를 볼때마다 책표지를 계속 쳐다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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